말로만 듣던 뱅상카셀의 연기를 처음 봤다. 외모도 연기도 인상깊었다. 하지만 정말 압권인 것은 엠마누엘 베르코의 연기였다. 이성을 잃은 사랑 때문에 처참히 망가져 가는 모습이 마치 실제 인물인 것처럼 연기했다. 2시간 짜리 영화 안에서도 그녀는 엄청 나게 지적인 여자였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여자였다가 사랑을 하는 여자의 모습이 농후하게 녹아나왔다. 장면에 따라 얼굴 자체가 달라져 보였다. 어떨때는 추하고 어떨때는 아름답다가 어떨때는 처량했다. 사람들은 제각기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연기로 그것이 바뀔 수 있다는게 신선한 충격이였다. 가슴으로 끌렸기 때문에 시작한 사랑이지만 이성적으로 어우러질 수 없는 두 사람이 서로를 파국에 이르게 하고 있는 내용이다. 뒤통수를 맞은 듯 했던 남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