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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 일주일 사용기

sleepiggy 2015. 12. 29. 23:04

돌연 이북 리더기가 갖고 싶어져서 샀다. 



내가 이북 리더기가 갖고 싶어졌던 이유는 

1. 언제 어디서나 읽고 싶을 때 간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 했다. 

머피의 법칙인지, 내가 집을 나설 때 오늘 책읽을 시간이 날 것 같을때 책을 가져가면 꼭 안 읽게 되고, 

하루 동선에 책 읽을 시간이 없어 안 챙겨 갔을때는 갑자기 친구와 약속을 잡고 카페에서 노닥거리거나 책을 읽을 시간이 생기게 되었다.

그럴 때는 근처 서점에서 한권씩 사서 읽곤 했는데, 이북 리더기는 가볍고 부피도 적어 항상 들고 다니면서 내킬때마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2. 내가 그날 기분에 따라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싶었다.

어떤 때는 소설이 구미가 당길 때가 있고, (소설도 추리, 로맨스, 판타지 등등 다양하다.) 수필이나 논문식의 글이 당길 때가 있다.

그래서 책을 가지고 집을 나설 때도 무슨 책을 가지고 갈지 고민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북 리더기가 있으면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것저것 검색하고 알아보기를 이틀 정도. 

처음에 이북리더기를 알게 된 것은 킨들을 통해서 였다. 

하지만 원서를 읽을 일이 많지 않고, 읽더라도 주로 스펙문서기 때문에 이미 pdf로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카르마와 페이퍼로 선택지가 좁혀졌는데, 솔직히 카르마는 눈길도 안갔다.

이건 순전히 취향 탓이였는데, 나는 하나의 물체가 하나의 역할을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선택지가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카르마는 이것저것 되는 것이 너무 많았다. 



내가 고민한 것은 페이퍼냐? 페이퍼 라이트냐? 였다. 

인터넷에 수많은 후기들 마저도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다.

글자만 보기에는 라이트도 문제없다 vs 라이트를 샀는데 페이퍼를 살걸 아쉽다.


결정적으로, 내가 페이퍼 라이트를 고른 이유는

1. 나는 이북, 이북리더기가 처음 이기 때문에.

이북을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다. 

yes24, 알라딘, 교보 보다 이북에 특화된 리디북스가 더 끌렸다. 

그리고 이북 리더기는 처음 부터 고사양을 쓰는 것보다 저사양부터 시작해서 내가 이것저것 겪어보고 부족한점, 좋은점을 발견해서 그에 맞는 내 기기를 찾아가고 싶었다. 

2. 나는 만화를 보지 않기 때문에 글자만 봐선 화질에 문제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3. 페이퍼가 리디북스에서 처음 내놓은 기기이기 때문에, 몇 년 정도 쓰고 새 기기가 나올때 바꾸려고. 

그때 되면 또 새 기기가 갖고 싶어지지 않을까? 페이퍼의 완성도도 높아지고, 베젤도 얇고, 더 선명한? 

그런데 지인이 몇년전에 산 킨들을 페이퍼 라이트와 비교해 보았는데, e-ink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딱히 비약적 발전이 있지는 않았다... 





아무튼 화질이 아쉽지 않을까 걱정하며 라이트를 구매했고, 일주일 사용해 본 결과 전혀 아쉽지 않다. 

( 평소에 노트북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화질이 좋지 않으면 아예 안보는 편이다.)

페이퍼와 동시에 놓고 보기도 하였는데, 자세히 보면 확실히 화질 차이는 있긴 하지만 

실제로 사용할 때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글에 몰입해 읽다보면 글자가 흐릿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일주일 쓰고 보니 좋은점, 불편한점이 몇가지 있었다. 


좋은 점 

눈의 피로가 덜하고, 그 기기로 다른 것을 할 수 없기에 오롯이 책에 몰입 할 수 있게 해준다. 

내가 처음에 이북리더기를 산다고 했을때 주변에서 그럴 바에 태블릿을 사라는 소릴 들었는데, 얼마나 답답한 반응이였는지!

태블릿과 전자리더기는 전혀 다른 카테고리의 기기이다!

태블릿으로 사진도 찍고 메모도 하고 서핑도 하고 그런 기능을 필요 없다.

이북리더기는 책을 읽는 것에 최적화 되어있어 눈의 피로도와 몰입감이 남다르다. 

그리고 e-ink의 아날로그 느낌도 태블릿과는 다른 매력이다. 

그 외에 좋은은 내가 페이퍼 라이트를 산 이유와 완전히 동일하다.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는게 너무 좋다. 

확실히 무겁고 어두우면 보기 힘든 책보다 손이 훨씬 많이 가서 틈날때마다 책을 읽게 된다. 

심지어 집에 와서 다른 일(이 사용기를 쓰는것) 을 해야 되는데 책이 읽고 싶어서 오늘은 책을 읽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기 까지 한다. 

책을 읽은 권수로 유용함을 논하는게 어리석긴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 벌써 한권 반 정도의 책을 읽었다. (내 기준으로는 많다.) 

그리고 리디북스에서 포인트 쌓아놓고 책 구경하고 포인트 쓰는 즐거움 또한 쏠쏠하다. 



불편한 점


1. UI 가 처음에 낯설었다. 

처음 받고 세팅을 이리저리 만지면서 탐색을 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글꼴이 안보이는 거였다.

분명히 설정에 있을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길래 보니 책 읽는 뷰어 에 세팅이 또 별도로 있었다.

폰트, 줄간격, 밝기 등은 책에 specific 하게 변경 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뷰어 안에 세팅이 따로 있을 필요가 있나? 싶었다.


2. 폰트 변경이 불편하다. 

어떤 리뷰에서 나눔바른고딕이 읽기 편하다는 글을 읽고, 나눔체를 전부 받아서 테스트 해 보았는데, 

폰트가 바뀔 때마다 페이지를 새로 구성한다. 700페이지 짜리 책이였는데, 로딩하는데 무진장 오래 걸렸다.

그리고 폰트를 바꾸는 즉시 그 페이지에서 변경된 폰트를 볼 수 있는게 아니라 세팅창을 끄고, 또 책을 선택하여 뷰어 화면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리 많은 depth는 아니지만 반응이 느린 이북 특성상 그리고 새로 로딩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걸려 이 과정이 너무 답답하다. 

확실히 나눔 폰트 중 나눔바른고딕이 제일 깔끔 했지만, 나는 아날로그 책의 명조체 느낌이 좋아 Kopub 바탕체 볼드를 사용하고 있다. 

(글을 쓰고 일주일 후 나눔바른고딕으로 갈아탔다.. 그때그때 땡기는 대로 왔다갔다 할듯 하다 )

 

3. wifi를 켜면 배터리가 심히 빨리 닳는다. 

처음에 모르고 wifi를 끄지 않은 상태에서 sleep 모드에 들어가고 잔 뒤에, 다음날 퇴근하고와서 보니 배터리가 거의 바닥나 있었다. 

오늘 배터리 관련 패치가 포함된 업데이트를 했는데, 개선이 되었을지 기대된다. 

wifi off 상태에서 sleep은 꽤 오래 가는 편이다. 


5. 밝기 1도 밝다. 

밤에 불끄고 누워서 보기에는 밝기 1도 너무 밝다. 그 사이의 0.3, 0.6정도의 밝기가 있으면 좋겠다. 






어쩌다보니 좋은 점보다 불편한 점을 많이 적게 되었다; 

실제로는 좋은 점의 만족감이 너무 크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정말 사소한 불편함 이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일주일 사용한 지금 너무 만족하며 사용 하고 있고, 최근에 한 소비 중 가장 가치있는 소비가 아닌가 한다. (심지어 가격도 비싸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