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onal/Thought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

sleepiggy 2017. 6. 4. 12:39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 D 단조 (with ray chen)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늙어가는 것이 슬픈 이유 중 하나는 새롭게 경험 할 수 있는것이 줄어드는 데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 그 생각이 오만하였음을 깨닫고있다. 내가 경험해 본 것이 전부라는 오만함 이다. 

새롭게 접한 음식이 너무 좋아지는 일, 익숙한 곳에서 낯선 느낌을느낄 때, 연주회라는 것을 접할 때 그랬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리고 여덟글자의 박웅현이 말했던 것처럼 시인이 되어 세상을 느끼자. 

우리 주위의 것은 매일 매일 다르고 항상 새롭게 다가 올 수 있다. 그토록 자주 가던 카페가 있었다. 늘 운전을 해서 갔기에 차에서 내려서 카페로 향하는 찰나는 짧았다. 그 주위의 공기와 나무를 느낄 틈이 없었다. 어제 연주회를 보러 카페에서 연주회장까지 걸어가는데, 유월의 파란 하늘과 아직 여름의 때를 타지 않은 바람과 그 바람과 어우러져 태양빛을 가르며 흔들리는 나무가 그때서야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이 곳을 수없이 왔지만 이런 식으로 이 곳을 느껴본 적은 없었다.


우연히 접한 피아노 독주회에서 큰 감명을 받고, 그 이후 두번째 공연이였다. 세계적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이였다.

협주는 독주와 또다른 맛이 있었다. 

그 많은 연주자와 악기들이 하나의 음악을 위해서 달려가는 자체로도 감명깊었다. 특히, 바이올린 연주자의 채들이 같은 박자에 맞춰 춤추듯 오르내리는 장면은 마음이 뿌듯했다.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 나가는 끈끈함을 보는것 자체로 온기를 준다. 특히 악장의 클라이 막스 부분에서 모든 악기들이 연주에 점점 힘을 주어 공연장을 꽉 채우는 소리를 낼 때는 실로 내 영혼이 충만해지는 기분이다. 심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벅차다. 


오케스트라의 벅찬 포인트는 박수칠 때도 있다. 짧은 곡은 5분에서 긴 곡은 모든 악장을 연주하기까지 40분 정도가 걸리는데, 그 곡을 연주하는 중간에 수도 없이 감사하고 벅찬 순간들이 있지만 그것을 꾹꾹 참고 눌러담아 곡이 끝날때 비로소야 내 박수갈채를 그들에게 보내는 순간의 벅찬 감정은 음악회를 보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그 때문에 음악회에서는 박수소리가 유난히 길다.


하나 신기한 것은 외국인들의 음악회 애티튜드 였는데, 공연을 보러온 외국인은 대부분 똑 떨어진 정장에 포멀한 차림새였다 지휘자와 연주자가 예를 갖춘 만큼 그들을 위해 예를 갖춰 주는 것일까? 보기에 좋았다.


요즘 이러한 새로운 경험과 감정들을 겪으면서 실로 삶이 흥미로워 지고 있다. 내가 모르는 것은 세상에 수도 없이 많고, 그중에서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할 기회가 앞으로도 많을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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