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Book

불륜 / 파울로 코엘료

sleepiggy 2016. 1. 6. 23:55

1월1일부터 읽기 시작해서 순식간에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항상 겪게 되는 아이러니.

책의 전체 쪽수를 보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빨리 끝을 보고 싶은 마음에 한달음에 몰아쳐 읽다가 끝을 보게 되면 조금더 곱씹을 걸 하는 후회가 생긴다. 


불륜도 마찬가지 였는데, 

평소에 파울로 코엘료를 몹시 좋아하는 나로서는 초반의 감정, 행동의 묘사를 파울로 코엘료의 가치관에 변화가 생겼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 자히르를 제일 감명 깊게 읽음.) 


불륜을 마냥 아름답게 묘사하지는 않는다. 처음 시작부터 불안하고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걸 알면서도 계속하게 되는 일. 

잠시의 해방감을 위해 내 주위의 모든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나혼자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것. 

이 책은 불륜이라는 것이 도덕적 감정이 완전히 상실된 사람 만이 저지르게 되는 일이 아닌 것임을 섬세하게 묘사 하고 있다.

이게 내가 파울로 코엘료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현실적 감각을 잃지 않는 것. 공감 가능한 범위 내에서 소설을 쓰는것. 그리고 그 감정을 매우 솔직하고 정확하게 묘사 하는 것. 



하지만 결국 파울로 코엘료는 파울로 코엘료 이다. 

결론은 불륜을 돌파구가 아님을. 결국 우리는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존재임을.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절정은 린다가 모든 것을 고백하려 할 때 남편이 하는 말 이라고 생각한다.

원망도 질투도 하지 않는 남편의 그 사랑은 내가 가늠하고 상상할 수 있는깊이를 넘어섰다.

파울로 코엘료는 이 남자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린다의 불륜을 도구로 사용 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더욱 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용서 이후 인데, 

남편이 무한한 마음으로 린다의 불륜을 받아 들이는 것에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약간을 현실에서 벗어난, 이상적인 이야기였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남편도 스위스에서 어린 시절의 자기모습을 그리며 후회와 열망에 휩싸이는 인간적인 모습이 현실성을 배가 시켰다.

이 점이 나는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현실에는 완벽한 사람이 없다.

파울로 코엘료는 그것을 안다. 그리고 항상 현실을 이야기 한다. 괜한 환상을 심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부부가 스카이다이빙을 하며 짓는 마무리 까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