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Film

500일의 썸머(2009)

sleepiggy 2010. 11. 27. 00:41






쏟아져 나오는 많은 영화들 포스터를 보면서 매일 영화가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오랜만에 본 영화 한편.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

마음이 여유로울 때 보려고 아끼고 아껴두었던 영화인데 그닥 여유롭지도 끌리지도 않는데 이상하게 손이 가서 보게되었다.

500일의 썸머.
500일이나 되는 여름? 500일이라는 기간이 여름같은 느낌을 가져서 그런가? 하면서 제목에 대해 항상 궁금해했는데, 썸머(SUMMER) 는 여주인공 이름이였다. 

이 영화는 남주인공 Tom 과 여주인공 Summer의 500일동안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사랑이야기는 아니다.

영화 도입부에 이런 말이 나온다. 그렇다. 영화를 다 본 후에 이 영화에 대해 말하라고 한다면 나도 저렇게 말할 것이다.
영화는 500일동안의 두사람의 이야기를 초반과 후반 그러니까 약 250일을 기준으로 하면 그 앞의 이야기와 그 뒤의 이야기들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준다.
그러니까, 한창 사랑할때와 사랑이 식어갈때의 장면이 번갈아 나온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에 있던 두 주인공의 사랑스럽고 행복한 하루하루마저 씁쓸하게 보였다. 그렇게 사랑해 마지않던 사람에게 상처주고 밀어내려고만 한다는 게. 내가 지금 보기도 싫은 그사람이 예전에 눈을 보고 함께웃고 그사람의 웃는모습에 웃음이 나던 그 사람이였다는게 나는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

마지막까지 서로가 서로처럼 변하게 되면서 사랑에 모든것을 걸었던 Tom은 사랑을 믿지않게 되어버리고, 사랑을 믿지않았던 그녀는 이제 사랑을 알 것 같다고 할 때 난 Tom이 너무 가여웠다. 나도 Tom의 어린애같은 행동이나 판단력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였지만, 그렇게 깊이 사랑하고 크게 상처받고 정말 이제 감정이메말라 버리는걸까 하고 찝찝한 마음으로 끝이나나 하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이 영화의 일러스트나 여주인공, 남주인공의 취향과 옷, 분위기 등 전반적인 느낌과 영화에서 전달하고자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랑의 단편들을 보여주려는 사람은 영화를 이렇게 끝내지 않음이 틀림없다!
역시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하는 것이였다. 그리고 마지막 그녀의 이름때문에 난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이 영화는 영화 내내 깔려있던 씁쓸함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저버리지 않는 아껴둔 보람이 있는 영화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대사.

Tom 이 Summer 의 지난 남자친구들을 궁금해해서 Summer 가 하나둘씩 얘기를 해 주고 난 후 Tom이 Summer에게 묻는다.

"무슨 일이었어? 그사람들이랑은 왜 잘 안된거야?"
"일은 항상 생겨, 인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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