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2017.06 스페인

스페인 여행기 1일차 : 바르셀로나

sleepiggy 2017. 7. 14. 00:59


"스페인으로 여행을 결정한 이유"


직장인이 이후로 1년에 두세번 정도의 빈도로 국내외 여행 다녀왔는데, 항상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입사 5년차가 되면서 이제 아시아에는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문화가 확연히 다른 나라로 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유럽/호주/아메리카/아프리카 중에서 당연히 제일 가고 싶던 곳은 유럽이였다. 

2012년에 다녀온 유럽(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나에게 너무나 감명이였기에 장거리 여행을 먹었을 무조건 유럽을 가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대륙은 유럽으로 정했고, 이제 나라를 고를 차례였다.

서유럽 3국은 다녀왔었고, 영국/독일/동유럽 정도가 남아있었는데, 

비행기 예약을 즈음에는 혼자 여행을 하고 싶어서 안전해보이고 아기자기하며 조용해보이는 오스트리아를 선택했었다.

개인적으로 영국은 매력을 느끼는 나라였고, 독일은 맥주와 소시지 때문에 혼자보다는 여럿이 가서 왁자지껄 즐기기에 좋을 같았다. 

오스트리아를 메인으로 하고 체코나 헝가리도 들러 오는 일정을 예상하며 항공권 예매를 했었다.

여행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는데, 막상 가려고 찾아보다보니 그렇게 크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즈음에는 아직 음악회를 즐기지 않았을 때였고, 유적지나 가이드의 해설을 들으면서 하는 관광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관광지가 부족했다. 



그래서 다음 후보로 고른것이 스페인 이였다. 

일단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너무 보고 싶었고, 남부에는 유럽의 발코니라 불리는 아름다운 해변도 있고, 음식도 입에 맞는다고 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겐 천국이라 하였다. 스페인 다녀온 사람치고 별로라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얼마의 수수료를 주고 스페인으로 변경했다! 



"항공권 구매"


그래서 정한 비행 스케쥴을 이러했다!


상세 여정
편명출발지도착지클래스유효기간상태
KE915
  • 서울/인천(ICN)
  • 6월 16일 (금) 13:15
  • 터미널 내용 없음
  • 바르셀로나(BCN)
  • 6월 16일 (금) 20:10 
  • 터미널 내용 없음
일반석(U) 2017-09-16사용완료
KE914
  • 마드리드(MAD) - 바라하스
  • 6월 24일 (토) 21:05
  • 터미널 내용 없음
  • 서울/인천(ICN)
  • 6월 25일 (일) 16:45 
  • 터미널 내용 없음
일반석(U) 2017-09-16사용완료


6/16 출발인데, 2/28 발권을 하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저렴하게 발권 있었다. 

각각 항공권 사용 쌓인 마일리지는 출국할때 16,227마일(13시간 55), 입국할때 5,974마일(12시간 40) 이였다.

왕복 마일 정도가 쌓였다 ㅎㅎ 




"사전준비 - 여행경로, 교통편예약, 숙박, 가이드투어신청, 정보얻을 곳"



이제 발권을 완료하였으니 숙박, 가이드, 교통편 예약을 할 차례였다. (사실 한 달 전 쯤 발등에 불 떨어져서 했다.)


숙박을 예약하려면 루트를 짜야 하는데, 생각보다 스페인이 워낙 큰데다가 유명한 도시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어 이동하는데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9일이면 충분히 돌아볼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였다. 

바르셀로나/그라나다/세비야/마드리드 같이 굵직굵직한 도시들만 보기에도 9일은 너무 빠듯했다. 

(이비자는 애초에 제외 대상이였다.) 

이동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지는 않는지, 가서 내가 만족할 만한 것들이 있는지 등등을 고민하여 고른 루트와 교통편은 이러했다. 


바르셀로나 -(비행기, 부엘링항공) - 말라가 -(기차, 렌페)- 세비야 -(기차, 렌페)- 마드리드


렌페가 예매하기 어렵다고들 했는데, 나는 코앞에 바로 닥쳐서 한국 렌페 사이트에서 바로 예약을 해버리니 너무 빠르고 쉬웠다... 

좌석도 없길래 2등석 같은것으로 그냥 예매해 버렸는데, 좀 비쌌지만 최저가를 찾는 시간과 내 정신을 쏟고 싶지 않았다. 

돈을 조금 더 주니 편하게 예약이 되니 이게 돈 버는 이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부지런하면 싸고 편하게 할 수도 있다.)



숙박은 익스피디아에서 룸 컨디션, 평점, 가격 보고 예약 하였고 가이드는 유로자전거 나라에서 예약했다.


해외여행 할 때는 굳이 한국적인 것을 찾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어서 한인민박이나 한식 등은 피하는편이다. 그런데 장거리로 혼자 해외여행을 한다면 정보도 얻을 겸, 낯선 곳에서 경계심도 풀 겸 해서 첫 숙소 정도는 한인민박에서 하루 묵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투어는 유로자전거 나라에서 로마 바티칸 투어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가이드님의 지식의 깊이와 장인정신이 너무 인상 깊어서 무한한 신뢰가 생겨서 더 찾아보지도 않고 예약했다. 그런데, 그때는 그때였고 지금은 새로운 가이드들이 많이 유입되어 좀 더 찾아보고 하면 좋았을 걸 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보를 얻을 때는 블로그나 카페보다 오래 쌓인 기록이 더 좋기도 하고, 취향이 덜 타는 구글 맵의 평점이나 책을 애용한다.

대신 그래서 최신 정보에는 좀 느리다. (요즘 핫한 곳은 인스타그램을 애용하는 편이다.)


이번 여행을 위해 본 책은 이 책이다. 가기 전에도 보면서 루트를 정하고, 여행지에 가서도 거기서 볼것, 먹을것을 찾아보면서 사용하니 매우 유용한 책이였다. 




혼자 여행을 다짐하고 비행기를 발권할때까지는 너무 두근거리고 설렜는데, 막상 출국날이 앞으로 다가오니 걱정과 불안함이 앞섰다. 

혼자 타지에 떨어진다는게 생각보다 심적 부담이 컸다. 무슨일을 당해도 도움 받을 곳이 없다는 생각에.. 그리고 처음으로 이렇게 장시간 비행기를 타게 되어서 그 또한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4개월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오지않을것만 같던 그날이 왔다. 



"출발!"


금요일 오후 12시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공항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하루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구나 생각하니 새삼 신기했다.

공항에서 면세점 구경을 하면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서 그리고 여행의 설레임을 해칠까봐 라운지에서 요기를 하면서 세월아 네월아 하다가 비행기를 탔다.

보기만 해도 설레는 출발 시간 전광판!


장기여행이라 그런지 위생용품(칫솔,치약,슬리퍼) 도 주고 베개, 담요도 줬는데, 담요의 촉감이 푸근하고 참 좋았다. 

위생용품도 쏠쏠하게 사용했다. 

나는 3자리 좌석이였는데, 옆좌석 두 자리에 서양인 노부부가 탔다. 타자마자 신발과 양말을 벗더니 수면양말로 갈아신는데 그 능숙함이 귀엽기도 하면서 앞으로의 비행시간을 생각하니 나도 다음엔 저렇게 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국적기의 장점 중 하나는 이렇게 한국말로 된 정말 '최신'영화들이 있다는 거다. 대충 구색만 채운게 아니라 정말 재미있어 보이는 최신영화들이 있다는 것. 

(월별 영화 목록 : http://beyond.koreanair.com/e-book/ecatalog.jsp?Dir=55&catimage=2&callmode=normal)


비행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의도치않게 시트에 달린 모니터의 프로그램 탐방을 했는데, 영화뿐만 아니라 TV 프로, 음악 까지 있다.

정말 게다가 음악은 최신음악부터 클래식까지 다양하고, 가수별, 장르별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들을 수도 있다. 제일 좋아하는 드뷔시의 '달빛' 이 있는 걸 보고 신이나서 책을 읽을때는 드뷔시 곡만 골라 들었다.

이용하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을 것 같은데도 이렇게 완성도 있게 해 놓은 걸 보니 왠지 믿음직스러워졌다. 


중간중간 잠을 자려고 눈을 감고 시도는 하였지만, 도무지 잠이 들지가 않아서 영화도 두편 보고, 책도 두권 읽었다. 

기내식도 2끼니 먹고, 간식도 먹고, 양치도 하고, 화장실 앞에서 스트레칭도 좀 하다가 옆에 아가 구경도 하고심심하면 이렇게 지금 어디쯤 왔나 보기도 하고~


생각보다 비행기 안에서 할 것이 많았다.. 

어떻게 가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즐거운 시간이였다..... 비행기 놀이 재밌어.. 

(물론 몸은 피곤했다. 밤은 샜는데, 잠이 오지 않는 그런 상태.)



그렇게 드디어 "도착"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보다폰에서 유심을 샀다.

 사진도 많이 보내고 할 것 같아 4G로 구매했다. 

구매할 때 고려하지 못한 것이 한가지 있었는데, 현지 네트워크를 우리나라 수준으로 착각하고 가늠한 것이 실수였다.

 카카오톡으로 한마디 보내는것도 힘들어 저 많은 데이터를 쓰기는 무리였고, 결국 데이터가 많이 남아 출국날 나보다 좀 더 오래 묵는 동행과 교환했다. 


이제 공항 버스 타고 바르셀로나 시내로 출발~ 정말 왔구나!!


도착시간하고 공항버스를 타고 간 시간이 9시가 지난 시간이였는데, 날이 이렇게 훤하다. 

해가 길다는 말은 익히 들어왔지만 이렇게 직접 보고 나니 신기할 따름. 

하지만 고속도로만 한창 달리다 보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30분 정도 달리다 드디어 시내로 들어왔다. 

이제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이국적인 건물들, 식물들, 사람들. 

제일 설레는 순간이였다. 사진을 보니 다시금 그때의 설렘이 떠오른다.

10시가 되자 이제 정말 밤이구나 싶을 정도로 어두워졌다. 

 


"숙소"

일단 짐부터 풀고 시작하자는 생각에 까탈루냐 광장 근처 TOC Hostel 로 갔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정한게 아니라 오로지 평점만 보고 정한 것이고, 사이트에 있는 사진만 대충 봐서 보통 유럽의 코지한 느낌의 호스텔일줄 알았는데, 웬걸 정말 최신식이였다.

방문을 지문인식으로 열 때 정말 편하긴 하구나. 좋은 곳에 왔구나 하는 느낌과 내가 아는 유럽은 이런곳이 아닌데 하는 묘한 당황스러움에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난다. 

숙소 안내 가이드 페이지도 언어별로 되어있었다. 

카페테리아, 수영장, 세탁실, 조리실, 라커 (체크인,아웃 전후에 짐 맡길 수 있는 공간) 가 있었는데, 전부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었다.



로비



조식먹는 카페테리아 공간. 깔끔하고 조용하고 안락하다. 맘에 쏙 들었다. 

장시간 비행으로 지쳤지만 도착 기념으로 한잔은 해야겠기에 미리 구한 동행들과 만나 맥주 한잔을 했다~

오자마자 스페인의 대표음식들을 다 시켜 먹었다. 생선 튀긴것, 감바스 알 아히요, 뽈보(문어).

감바스 알 아히요는 한국에서도 애정하는 메뉴였고, 생선 튀김은 갓 나와서 역시 맛있었다. 

뽈보는 여태 한국에서 맛보지 못한 맛이였는데, 생각보다 입에 잘 맞았다. 

탱글한 문어숙회와 포슬한 감자, 올리브유와 파프리카 가루가 과한 맛 없이 참 잘 어울렸다.

다 좋았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스페인에 오면 이천원이면 500cc 정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고, 술한잔 시키면 안주는 그냥 나온다고 했는데, 맥주도 안주도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다. 

나중에 다른 도시들도 돌아보고 나니 알게 된 건데 바르셀로나 물가가 유독 비쌌던 거였다. 특히 까탈루냐 광장 거리의 테라스들. 



기분좋게 잠자리에 들었지만 쉽게 잠들지 않는 밤이였다.